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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엄마의 요양원 낙상 사고 이후 꼬여버린 간병비 청구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간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입소할 때만 해도 워커 하나에 의지해서 복도를 걷고는 하셨는데, 이제는 휠체어가 아니면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얼마 전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대퇴골 골절이라 했다. 93세의 나이에 골절이라니, 듣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사실 요양원에 계시면서 낙상 위험은 항상 걱정하던 부분이었지만, 막상 수술 날짜를 잡고 나니 현실적인 문제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가장 먼저 머리를 때린 건 역시 간병비 문제였다.

보험 약관과 현실 간의 간극

예전에 들어둔 간병인 보험이 하나 있는데, 이게 참 애매하다. 보험 약관을 들여다보니 의료기관 소속의 간병인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과 수술을 받은 병원 사이에서 간병 인력을 어떻게 수급하느냐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완전히 갈린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보험사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사설 업체를 쓰거나 개인이 고용하는 간병인은 보장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단다. 한 달에 300만 원은 우습게 나가는 게 요즘 간병비 시세인데, 70대나 80대에 들어둔 보험이 정작 90대가 되어서는 아무런 힘을 못 쓰는 기분이 들었다. 참 허탈하다.

요양병원 간병인 수급의 어려움

요즘 뉴스를 보니 로봇 간병 시대가 온다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차는 너무 크다. 병원에서는 간병인을 구할 수 없으니 보호자가 직접 알아봐야 한다는 말만 반복한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더 안정적인 환경인 요양시설로 빠져나가고, 정작 야간근무나 치매 환자 케어가 필요한 요양병원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어제는 수술 2주가 다 되어가는데 다른 병원으로 옮기면 간병인을 또 새로 구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옮길 때마다 발생하는 간병비 공백과 보험 처리 절차는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아서 일일이 부딪쳐봐야 알 수 있다. 사실 며칠 전에는 보험사에서 신탁 제도를 활용하면 치매보험금을 좀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 당장 골절 수술비랑 매달 나가는 간병비 메꾸기 바쁜 사람한테 그게 얼마나 와닿을지 모르겠다.

서류 뭉치와 남은 고민들

병원 서류를 챙기느라 서류 가방이 벌써 빵빵하다. 진단서, 수술 확인서, 입퇴원 증명서까지. 이게 다 돈이랑 연결된 거라 하나라도 빼먹으면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니 꼼꼼하게 챙기게 된다. 1인실 입원비 실비 청구부터 간병비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게 일이다. 보험사 직원은 자꾸 ‘적정성 평가’ 운운하며 현행 기준을 따져야 한다고 하는데, 자식 된 입장에서는 그런 기준 따지는 것보다 어머니가 하루라도 빨리 안정을 찾는 게 먼저다. 근데 또 돈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으니 이게 참 괴롭다. 지금 든 간병비 보험이 과연 나중에 어머니께 더 큰 도움이 될지, 아니면 그냥 매달 내는 애물단지가 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남들은 70대 실비 보험이나 치매 보험 하나면 다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그 보험이라는 게 참 복잡한 굴레처럼 느껴진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시스템이 정해놓은 ‘정상적인 간병’과 우리가 겪는 ‘현실의 간병’ 사이에는 꽤 깊은 골이 있다는 점이다. 수술 후 2주가 지난 지금, 보험사가 제시하는 까다로운 서류 조건을 맞추기 위해 오늘도 나는 관련 서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이게 맞는 방향인지, 아니면 다른 대안이 있는 건지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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