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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요양등급 받고 나서 마주한 현실

서류 더미와 씨름하던 지난주

어머니가 갑자기 허리를 삐끗하신 뒤로 일상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예전에는 거실에서 TV 보시는 게 낙이었는데 이제는 화장실 가는 것도 끙끙대시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주변에서 장기요양보험 신청을 해보라고 해서 급하게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뒤져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신청서 제출하고 나서 공단에서 심사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꽤 길었다. 대략 한 달 정도 걸렸나? 그동안 어머니 상태는 조금씩 더 안 좋아지는 것 같고 나는 나대로 회사 일하면서 틈틈이 서류 챙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주변 친구들은 무슨 보험 비교 사이트를 들어가 보라고 하는데, 막상 들어가 봐도 이게 정말 나한테 필요한 건지 확신이 안 서서 그냥 창만 닫아버렸다.

생각보다 낮게 나온 3등급 결과

결국 요양등급 3등급을 받았다. 처음엔 이게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몰랐는데, 재가센터에 전화해보니 3등급 정도면 하루에 몇 시간씩 방문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막상 해보려니 고려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방문해주시는 요양보호사 선생님을 구하는 것도 일이고, 우리 집 사정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기운 빠지는 일이었다. 간병인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건 알았지만, 막상 월 단위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월급에서 상당 부분이 나가는 꼴이라 머리가 아프더라. 대략 한 달에 자부담금이 20~30만 원 선에서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부가적인 서비스까지 고려하면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였다.

재택의료센터의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요즘은 재택의료센터라는 곳이 늘어나서 의사나 간호사가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길래 동네 근처를 알아봤다. 광명 쪽에 3곳이 운영된다는 뉴스를 보긴 했는데, 우리 동네까지는 아직 혜택이 미치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엔 내가 직접 발로 뛰어서 찾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나라에서 뭐를 확대한다,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도 당장 오늘 내일 어머니가 거실에서 넘어지지 않게 하는 게 더 시급하니까. 통합재가서비스 교육 영상 같은 것도 건보공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는데, 그런 걸 보고 앉아있을 시간적 여유가 도저히 나질 않더라. 오히려 그런 자료들이 나한테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사람마다 다른 돌봄의 무게

주변에서는 다들 ‘부모님 돌보는 건 장기전이다’라고 쉽게들 말하는데, 사실 그 장기전이라는 말이 제일 무섭다. 3등급이라는 숫자가 주는 안도감은 딱 하루였다. 이제는 이 등급을 어떻게 유지하고, 필요하면 어떻게 2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지, 혹은 지금의 방문 요양 서비스만으로 충분한 건지 매일 밤 고민하게 된다. 보험이랑 연계된 상품들이 많다는데, 다들 자기네 상품이 최고라고 하니 어디서부터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직장 다니면서 투잡을 뛰어서라도 돈을 더 벌어놓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정작 같이 있어 드려야 할 시간에 일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죄책감이 밀려온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일상들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오시는 시간 외에는 여전히 내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 이게 참 애매하다. 아예 시설로 모시는 건 죄송한 마음이 먼저 앞서고, 그렇다고 집에서 하자니 내 생활이 무너지는 것 같고. 중간에서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 중인데 그게 참 어렵다. 오늘 퇴근길에는 또 마트에서 뭘 사 가야 하나 고민이다. 어머니가 드실 수 있는 부드러운 반찬 몇 가지를 담으면서도, 이게 정말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짓인지 자꾸만 의문이 든다. 정답이 없는 문제라는 건 알지만, 가끔은 누가 정해진 정답지라도 쥐여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일은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겠다.

“어머니 요양등급 받고 나서 마주한 현실”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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