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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멍하니 독학사 사이트만 새로고침하던 밤

자격증 몇 개 따면 인생이 바뀔 줄 알았지

나이가 좀 들고 나니 갑자기 조바심이라는 게 생기더라고요. 남들은 은퇴 준비다 뭐다 해서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는데,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게 독학사였어요. 사실 학점은행제니 뭐니 알아볼 때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거든요. 법학이나 가정학 같은 전공을 하나 정해서 제대로 학위를 따보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게 생각처럼 단순한 게 아니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시대에듀 같은 곳에서 자료 좀 보고 유튜브 영상 몇 번 돌려보면 되겠거니 싶었죠. 근데 막상 책을 펼치니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돋보기 없이 활자를 보는 것도 이제 슬슬 버거워지는 나이라 그런지, 전공 서적 한 페이지 넘기는 게 이렇게 고역일 줄은 몰랐습니다.

3단계 합격 발표 기다리는 피 말리는 시간

독학사 시험 접수할 때만 해도 금방 끝날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3단계 시험을 치고 나니 결과 발표일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정말 길더라고요. 며칠 전에는 108회차 재시험 접수 기간이랑 합격 발표일이 겹쳐서 난리도 아니었어요. 오전 10시에 사이트 들어가서 덜덜 떨면서 확인 버튼 눌렀는데, 이게 로그인이 왜 이렇게 안 되는 건지. 서버는 또 왜 그렇게 툭하면 터지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합격했다는 글자 보고 안도했는데, 정작 재시험 접수하려니 자정까지 마감이라 식은땀 좀 흘렸네요. 이런 긴장감, 학교 졸업하고 처음 느껴보는 것 같아요. 평소엔 느긋하게 지내다가도 이런 숫자와 마감 기한 앞에서는 사람이 참 옹졸해집니다.

학점 채우려고 자격증 공부까지 병행하기

수업만 들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학점 인정받으려면 자격증도 따야 한다더라고요. 소비자전문상담사나 매경TEST 같은 거요. 이게 무슨 보육교사 필수의무교육처럼 꼭 들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학점 채우려면 어쩔 수 없이 눈독을 들이게 되더라고요. 젊은 애들이랑 같이 머리 싸매고 경제 용어 외우고 있는데,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나 싶다가도 막상 문제지 풀 때 정답 맞히면 괜히 기분이 좋기도 해요. 근데 이런 공부가 진짜 내 노후에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오늘 하루를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지 않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수준이랄까요.

학점은행제 사이트들 사이에서 길 잃은 기분

동국대 듀이카니 뭐니 하는 곳들도 기웃거려 봤어요. 요즘은 전문학사 따려고 20대 애들이랑 같이 입학 상담도 받는 모양이더라고요. 제가 거기 섞여서 면접 전형 고민하고 있는 꼴이 좀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직 나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요. 근데 막상 학점 설계표 짜놓은 거 보면 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이 과목은 몇 학점이고, 저거는 자격증으로 대체 가능하고. 복잡한 계산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가끔은 그냥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정시 불합격한 학생들 상담글 보면 나보다 더 간절한 애들 많던데, 나이 먹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와 막연함

결국 공부라는 게 끝이 없다는 걸 실감해요. 온라인 보수교육 영상은 틀어놓고 딴짓하기 일쑤고, 등하교 도우미나 노인 관련 자격증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하나 싶어 이리저리 검색만 수두룩하게 하네요. 사실 독학사 하나 딴다고 당장 취업이 되거나 뭐가 확 변하는 건 아닐 텐데, 왜 이렇게 집착하게 되는지 스스로도 의문이에요. 아마도 가만히 멈춰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겠죠. 오늘도 노트북 앞에 앉아 다음 학기 과목 접수 기간만 확인하고 있는데, 내일은 좀 다를지 모르겠네요. 그냥 내년 3월에 입학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만을 바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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