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증권을 뒤지다가 알게 된 현실
며칠 전부터 엄마가 부쩍 기력이 떨어지시더니 집 안에서 움직이는 것도 힘겨워하셨다. 평소에 보험 하나는 제대로 들어놨다고 큰소리치시던 아빠 말씀만 믿고, 급하게 집에 있는 서류 뭉치를 뒤져보기 시작했다. 솔직히 나는 보험에 대해 잘 모른다. 그냥 매달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구나 싶었지, 막상 간병이 필요할 때 이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계산해본 적이 없으니까.
서류를 한참 들여다보는데, 실비 보험만으로는 병원비는 어찌어찌 해결해도 간병인 비용까지 커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걸 알게 됐다. 상담사들은 흔히 ‘간병비 지갑’이 따로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우리 집 서류엔 그런 항목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요양보험은 또 왜 이렇게 복잡한지, 등급 판정을 받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에 일단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24시간 간병인 비용을 듣고 든 생각
막연하게 생각했던 간병사 월급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요즘 하루 24시간 기준으로 하면 보통 12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는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는데, 한 달로 계산하면 300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이걸 매달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다. 주변에 물어보면 다들 ‘간병인 보험’이라도 미리 들어둘 걸 그랬다며 혀를 내두르는데, 이미 상황이 닥치고 나서야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너무 늦은 건 아닌가 싶어 자꾸 한숨만 나왔다.
예전에 뉴스에서 본 ‘간병 살인’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가족 중 누군가 직장을 그만두고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경제 활동이 멈추고 삶이 통째로 흔들리는 거니까. 지금 당장 간병인을 구하는 것보다, 우리 가족이 이 비용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게 더 먼저인 상황 자체가 참 씁쓸했다.
현대해상이나 이런저런 상품을 비교해봐도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현대해상 간병비 보험이나 다른 이름들이 줄줄이 나온다. 다들 자기들이 가입한 게 최고라고 하는데, 내가 지금 당장 가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엄마는 아프기 시작하셨는데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이미 질병이 시작되면 가입 자체가 거절되거나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보험사들은 왜 그렇게 약관을 어렵게 써두는 건지 모르겠다. 간병인 지원이 되는지, 아니면 현금으로 얼마가 나오는 건지 확인하려고 해도 용어 자체가 너무 생소했다. 누군가 옆에서 짚어주지 않으면 일반 직장인이 이 복잡한 구조를 다 이해하고 대비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정부 지원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건지
부산시 같은 곳에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간병인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을 내걸기도 하던데, 당장 오늘 내일이 급한 나한테는 그게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고령화 시대라고 다들 입을 모아 말하면서 정작 개인의 가정에 닥친 문제에는 왜 이렇게 각자도생인 건지 모르겠다. 희귀질환이나 중증 환자를 위한 지원 강화 방안이 발표됐다고는 하지만, 일반 노인성 질환으로 서서히 몸이 굳어가는 우리 엄마 같은 경우는 그 틈새에 끼어있는 느낌이다.
누구는 효도라고 말하고, 누구는 희생이라고 말하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면 그건 그냥 ‘생존 문제’다. 누가 간병을 전담할 것인가를 두고 가족끼리 눈치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좀 더 촘촘하게 받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오늘도 엄마 병원 예약 날짜를 확인하면서, 다음 달 간병비는 어디서 마련해야 하나 싶어 통장 잔고만 몇 번이나 확인했다.
마음의 준비는 여전히 어렵다
간병인 구인 사이트를 열어두고도 선뜻 전화를 걸지 못했다. 내가 직접 모시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돈을 써서 전문적인 사람을 쓰는 게 엄마를 위한 길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남들이 하는 말은 다 제각각이라, 이제는 조언을 듣는 것도 지친다. 아마 당분간은 낮에는 내가 일을 하고, 밤에는 엄마 곁을 지키는 생활이 이어질 것 같다. 몸이 버텨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렇게 하루씩 넘겨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계속 걱정만 하는 것도 이제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24시간 간병비가 정말 부담되네요. 요양보험 급여도 확인해봐야겠어요.
보험 약관이 정말 복잡하게 쓰여있는 것 같아요. 특히 간병 관련 부분을 꼼꼼히 확인하려고 했는데, 용어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