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결정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아버지가 갑자기 거동이 힘들어지시면서 우리 가족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다. 처음에는 집에서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다. 집 근처 센터에서 오시는 요양보호사님을 구하는 일부터 시작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라. 어머님이 연로하셔서 집에서 24시간 케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요양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울산 근처에 있는 곳만 해도 몇십 군데는 되는 것 같았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도저히 감이 안 잡혀서 직접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간병인 구인난은 진짜였다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간병인이 있느냐 없느냐’였다. 어떤 병원은 아예 간병인 구하는 걸 보호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개인 간병인을 따로 구하면 하루 비용이 10만 원에서 12만 원 정도는 기본으로 나간다. 한 달로 치면 거의 300만 원 가까이 드는 셈인데, 이게 단순히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원할 때 간병인이 없으면 아예 입원 자체가 안 된다는 병원도 있었다. 병원 입장에선 관리 책임 때문이라는데, 자식 된 입장에선 눈앞이 캄캄해졌다. 중환자실에 계신 것도 아니고 일반 병실인데도 이렇게까지 간병인을 구하기가 힘들 줄은 몰랐다.
4인실과 6인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고민
병원비는 대체로 비슷비슷했다. 식대랑 간병비를 합치면 월 200만 원 중반대는 기본으로 잡아야 했다. 그나마 4인실을 구하면 다행인데, 대기 순번이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운이 빠졌다. 공동 간병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은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기약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6인실에 모시게 됐는데, 옆 환자분들의 소리가 밤마다 들려오니 아버지께서도 잠을 설치시는 것 같았다. 매일 점심때쯤 병원에 들르는데, 아버지 얼굴에 낯선 간병인과 어색하게 앉아 계신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다고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매일 옆에 붙어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보험은 또 다른 숙제였다
예전에 들어둔 보험이 있어서 요양병원 간병인 일당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봤다. 그런데 이게 또 조건이 까다롭다. 요양병원 입원 일당이 나오는 항목이 있고, 간병인을 쓴 날짜를 일일이 증빙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담당 설계사한테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보험금 청구 서류 준비하는 것도 일이다. 병원에서 발급받아야 할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닌데, 간병인 협회에서 주는 영수증 형식이 병원마다 다를 때도 있어서 번거로웠다. 나중에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 봐 꼼꼼히 챙기는데도 자꾸 부족한 서류가 나온다고 해서 두 번씩 병원을 방문한 적도 있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불안감
한 달 정도 지나니 이제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돌아가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간병인이 갑자기 바뀌거나 그만두겠다고 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다른 보호자들을 보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것 같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분들 표정이 다들 비슷하게 굳어 있다. 돈을 더 많이 내면 좋은 간병인을 쓸 수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운에 맡겨야 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오늘도 병원 문을 나서면서 내일은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계실지 걱정부터 앞선다. 아마 다들 이런 마음으로 사는 거겠지 싶지만, 쉽사리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보험 서류 준비 때문에 정말 힘드셨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번거로움이 얼마나 큰지 알 것 같아요.
6인실에 모시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밤에 환자분들 소리가 계속 들려서 아버님께서도 잠 못 이루셨을 것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