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시작하게 된 사회복지사 공부
사실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뉴스에서 하도 고령화 시대니 뭐니 떠드니까 괜히 불안해진 탓이 컸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소주 한잔하다가 누가 ‘사회복지사2급이라도 따놔야 하지 않겠냐’고 던진 말이 뇌리에 박혔다. 집에 와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 같은 곳에서 온라인으로도 쉽게(?) 딸 수 있다는 거다. 생각보다 비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고, 한 과목당 6만 원에서 8만 원 사이면 해결되는 것 같아 덜컥 결제부터 했다. 그때는 내가 이걸 얼마나 길게 보고 매달려야 하는지 전혀 몰랐던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 같은 사람한테는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6월 개강반, 그리고 밀려오는 귀찮음
6월 11일 개강이었는데, 막상 수업 날짜가 다가오니까 마음이 확 식더라. 6월 10일까지 모집이라길래 부랴부랴 서둘러서 등록했는데, 정작 노트북 앞에 앉아서 온라인 강의 영상을 트는 게 왜 이렇게 힘든 건지 모르겠다. 학교사회복지론 같은 거 들을 때는 진짜 내용이 지루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히 미래를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시작했는데, 화면 속 교수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자꾸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게 된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분명 나랑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이런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나 학점은행제 과정에 몰려있을 텐데, 다들 어떻게 견디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학점은행제와 사이버대의 묘한 차이
처음엔 학점은행제랑 사이버대학교가 똑같은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알아보면 볼수록 헷갈린다. 학점은행제는 그냥 학위 취득용이고, 이력서에 ‘대학교’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 좀 찜찜했다. 그래서 결국 사이버대로 편입해서 수업을 듣기로 했는데, 이것도 매 학기 수강 신청하는 게 일이다. 2학기 수업을 바로 들을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상담 전화 걸었을 때 담당자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조건만 맞으면 된다’고 하는데 그 조건이라는 게 왜 이렇게 복잡한지. 청소년상담사나 평생교육사 자격증도 같이 따두면 좋다고 해서 혹했는데, 하나도 제대로 못 해서 허덕이는 마당에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보육교사나 청소년지도사까지 넘보는 사람들
강의실 게시판을 보면 참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사회복지사2급은 기본이고, 보육교사자격증에 청소년지도사자격증까지 다 챙기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나는 지금 필수 과목 겨우겨우 듣느라 진이 다 빠지는데, 다들 시간은 어디서 나는 건지. 가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관련 글을 보면 정말 전문적인 영역 같아서 내가 괜히 이 발을 들였나 싶기도 하다. 그냥 자격증 하나 달랑 들고 현장에 나간다고 뭐가 바뀔까. 막상 공부하다 보니 현장 실습도 나가야 한다는데, 직장 다니면서 그 시간을 어떻게 빼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을 다 반납해야 할 텐데 자신이 없다.
결국은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공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다. 퀴즈 풀고 리포트 제출하는데 정말 귀찮아서 던져버리고 싶었다. 옆에서 와이프는 기왕 시작한 거 끝까지 보라고 응원하는데,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이게 정말 미래를 위한 투자일까, 아니면 그냥 막연한 불안감을 잠재우려고 돈 쓰는 건 아닐까. 2027년 취업을 목표로 한다고 어디선가 봤는데, 지금 내 속도로는 2030년이 되어도 다 못 끝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시작한 거 돈 아까워서라도 꾸역꾸역 틀어놓고는 있다. 나중에 정말로 자격증 받게 되는 날이 올지, 아니면 그냥 강의만 몇 번 듣다가 중도 하차하게 될지 나조차 확신이 안 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