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으로 시작한 자격증 공부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다. 그냥 평소에 알고 지내던 지인이 학점은행제로 사회복지사 2급을 따고 있다는 이야기를 흘려들었을 뿐이다. 그러다 갑자기 회사를 다니면서 뭐라도 더 해둬야 하나 싶은 불안감이 훅 치고 들어왔다. 그날 저녁 바로 검색창에 ‘사회복지사 2급 취득 방법’을 쳤다. 엄청나게 많은 광고성 글들 사이에서 뭘 골라야 할지 몰라 멍하니 화면만 한참 쳐다봤던 것 같다. 상담 신청을 남기니 다음 날 아침부터 전화가 빗발치더라. 평택 근처에 있는 평생교육원이나 인천 쪽 연계 기관 같은 곳들이었는데, 다들 하나같이 지금 시작해야 실습 기간이 꼬이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그때는 뭐가 꼬이고 뭐가 맞는 건지도 잘 몰랐다. 그냥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 서둘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뿐이다.
학점은행제의 묘한 피로감
막상 수강 신청을 하고 수업을 듣기 시작하니 이게 생각보다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학점은행제라는 게 시스템 자체는 편한데, 막상 주말마다 강의 영상을 켜두고 있는 게 은근히 고역이었다. 한 학기에 한 50만 원에서 60만 원 정도 들었던가, 비용이 적지 않다 보니 중간에 그만두지도 못하고 꾸역꾸역 들었다. 처음에 상담해 주던 사람은 쉽게 딸 수 있다고 했지만, 토론 참여하고 과제 제출하고 시험까지 치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심리학 과목도 몇 개 같이 들어야 했는데, 이게 또 은근히 양이 많아서 밤늦게까지 노트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원래는 미용 쪽 학점은행제를 고민하다가 사회복지사로 튼 건데, 어떤 선택이 더 나았을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냥 둘 다 끝이 안 보이는 공부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실습이라는 현실적인 벽
가장 큰 문제는 이론 수업이 아니라 실습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실습 시간을 채우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싶었는데, 다들 어떻게든 연차를 써가며 하더라. 나도 고민 끝에 남양주 북부장애인복지관 같은 곳이나 지역 사회복지 기관들을 찾아봤는데, 자리가 나는 곳이 생각보다 적었다. 어쩌다 자리가 나도 시간이 안 맞아서 포기하고, 다시 다른 곳을 찾고. 이 과정 자체가 이미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건물 관리사 자격증이라도 따는 게 더 빨랐으려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사실 내가 사회복지 현장에 직접 나가서 일할 수 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 상태에서 시간과 돈을 쏟고 있다는 게 가끔은 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거니까 중간에 끊기도 애매하고, 그냥 관성처럼 매달리고 있다.
막연함과 조금은 섞여버린 생각들
요즘은 가끔 뉴스에서 사회복지사들이나 돌봄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들 이야기를 보면 예전보다 더 주의 깊게 보게 된다. 이게 다 공부를 시작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그냥 ‘좋은 일 하는 사람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들이 어떤 시스템 속에서 일하고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사람과 부대끼며 일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대체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가도, 반대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이 공부가 정말 현장의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건양사이버대학교 같은 곳에서 하는 특강들을 보면 가끔 미래가 좀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다.
끝맺지 못한 과정에 대하여
이제 필수 과목 이수를 거의 다 채워가고 있는데, 막상 자격증이 손에 들어온다고 해서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그냥 하나의 서랍을 채웠다는 안도감 정도가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실습 마무리하고 남은 과목들 점수 나오면 그 뒤에 뭘 할지, 아니면 당분간은 그냥 이대로 지낼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사회복지사 2급을 땄다고 해서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는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싶기도 하고. 어쩌면 이 과정 자체가 나한테는 단순한 자격증 취득보다는 그냥 무언가에 계속 쫓기듯 살던 일상에서 잠시 샛길로 빠져나와 딴짓을 해보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며칠 남지 않은 마지막 과제 제출 기한을 어떻게든 넘기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다.

실습 때문에 정말 힘들었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스트레스 잘 알 것 같아요.
수강 영상 보면서 주말 시간 때문에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고역을 잘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