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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원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다 지쳐버린 밤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평생교육원 홈페이지를 한참 뒤적거렸다. 원래는 뭐 거창한 걸 하려던 건 아니었다. 그냥 요즘 들어 부쩍 시간이 남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예전부터 한 번쯤 배워보고 싶었던 것들이 머릿속에 맴돌아서였다. 요즘 주변에 보면 학점은행제니 뭐니 해서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거나 학위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꽤 보이길래, 나도 혹시 그런 걸로 재미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학점은행제 사이트부터 들어가 봤다. 근데 막상 들어가니 화면 가득 복잡한 공지사항이랑 제도 안내가 쏟아져 나와서 첫 페이지에서부터 정신이 혼미해졌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길을 잃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원한 건 내 일상에 작은 활력을 줄 만한 소소한 강의였다. 그런데 막상 마주한 것은 언어치료학과라거나 교육대학원 입학 조건, 혹은 학점은행제 경찰행정 전공처럼 너무 전문적인 영역들이었다. 다들 참 열심히들 사는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 나는 이런 걸 하려는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격평생교육원 목록을 죽 내려보다가 창을 닫기를 몇 번 반복했다. 가격대를 보니 과목당 보통 십만 원에서 이십만 원 초반대였는데, 선뜻 결제하기에는 내가 정말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학점’이라는 딱지가 붙은 공부를 찾으려 했던 것 자체가 내 실수였을지도 모르겠다.

동네 주민센터 게시판과 평생학습센터

결국 온라인 사이트를 끄고 나니 예전에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있던 안내문이 생각났다. 아산다가치교육센터처럼 우리 동네에도 평생학습센터가 있었던 것 같은데, 거기서는 보통 어떤 걸 할까. 구리시나 증평군 사례처럼 요즘은 동네마다 학교 복합시설을 활용해서 시민들이랑 학생이 같이 쓰는 공간을 늘리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 동네도 찾아보면 분명 주민들이 기획한 소소한 프로그램이 있을 텐데, 왜 평소에는 그런 게 눈에 안 들어왔을까. 아마도 늘 바쁘다는 핑계로 휴대폰 속 검색창만 들여다보고 있어서였을 거다.

직접 찾아가는 길이 더 어려워진 세상

오늘 오후에는 큰맘 먹고 동네 복지관이랑 주민자치센터 홈페이지를 다시 확인해봤다. 그런데 여기도 참 묘하다. 강좌는 많은데 막상 내 퇴근 시간대랑 맞는 건 거의 없었다. 대부분 낮 시간대거나, 아니면 벌써 정원이 다 차서 대기만 잔뜩 걸려 있었다. 겨우 마음에 드는 강의 하나를 찾아서 신청 버튼을 누르려니 본인 인증부터 다시 시작하란다. 그 놈의 공동인증서 찾느라 또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나니 진이 다 빠졌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예전에는 그냥 가서 종이 한 장 쓰고 등록하면 끝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모든 게 디지털로 바뀌면서 오히려 더 복잡해진 느낌이다.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휘발되는 순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가도 이렇게 절차가 번거로워지면 금세 식어버린다. 평생학습포털을 활용하면 맞춤형 강좌를 찾을 수 있다는데, 그 맞춤형이라는 게 내 조건하고 딱딱 들어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한참을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등록하지 못했다. 그냥 서점에서 책이나 한 권 사서 읽는 게 훨씬 빠르고 속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마음을 다시 먹고 차분하게 신청할 날이 올까? 아니면 그냥 이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만 간직한 채 매번 홈페이지 입구에서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게 될까. 지금으로서는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다. 오늘 밤은 그냥 이렇게 검색 기록만 남기고 잠들 것 같다.

“평생교육원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다 지쳐버린 밤”에 대한 2개의 생각

  1.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사이트 들어가보니 공지사항 때문에 정신이 쏙 빠지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뭔가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있는데, 정보만 너무 많으니 시작하기가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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