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뉴스에서 이천 시장이 권역별로 24시간 아이돌봄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는 기사를 봤다. 처음 그 글을 읽었을 때는 단순히 ‘아, 이제 맞벌이하는 사람들 숨통 좀 트이겠구나’ 싶었다. 나도 예전에 아이 키울 때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기거나 아이가 밤에 갑자기 열이 나면 정말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이 있어서다. 그때는 새벽에 문 여는 병원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고, 주변에 맡길 곳이 없어서 부모님께 급하게 전화드려 죄송한 마음만 굴뚝같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솔직히 이런 시설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반갑기는 한데, 막상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또 마음 한구석이 복잡하다.
돌봄의 무게와 현실적인 기대감
사실 24시간 돌봄이라는 게 말은 쉽지만 운영하는 입장에선 보통 일이 아닐 거다. 단순히 아이를 받아주는 공간을 넘어선 안전한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할 텐데, 예산은 얼마나 들지, 또 전문 인력은 제대로 구해질지 괜히 걱정부터 앞선다. 주변에 방과후 돌봄교사 자격증 준비하는 지인이 있는데, 그분 얘기를 들어보면 돌봄 노동이라는 게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정말 보통이 아니다. 아이들 하나하나 다 챙기고 교육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국가에서 하는 사업이라고 해서 현장 인력들이 처우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그 화려한 청사진 뒤에 숨겨진 실무자들의 고충이 먼저 보이는 건 왜일까.
어르신 돌봄과 AI의 간극
아이뿐만 아니라 경로당을 AI 기반 디지털 사랑방으로 바꾼다는 이야기도 눈에 띄었다. 요즘 어르신들도 스마트폰을 쓰긴 하시지만, 우리 어머니만 봐도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결국 주문 못 하고 그냥 나오신 적이 있다. AI가 말동무를 해주고 혈압이나 맥박을 체크해준다고는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사실 차가운 기계 데이터가 아니라 옆에서 손 한번 잡아주고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따뜻하게 물어봐 주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기계가 사람의 온기를 얼마나 대신할 수 있을지 조금 회의적이다. 물론 고령화 시대에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디지털 사랑방’이라는 단어가 왠지 조금 쓸쓸하게 느껴지는 건 나뿐인지 모르겠다.
내가 경험했던 돌봄의 기억
예전에 잠시 아르바이트로 가사도우미 일을 알아볼 때, 정말 집집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었다. 단순히 청소만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 하교 후에 책 읽어주는 선생님 역할까지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간당 페이를 생각하면 사실 너무 과한 요구였다. 그 당시 시급이 대략 만 원 안팎이었는데, 업무 범위는 거의 전담 육아에 가까웠다. 그때는 나도 급해서 일을 시작했지만, 결국 몇 달 못 버티고 그만뒀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영역이었고, 사람 대하는 일이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라는 걸 몸소 느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요즘 나오는 공공 돌봄 정책들을 보면 ‘과연 현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정책과 실제 체감 사이의 거리
지자체에서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예산을 확보했다는 소식은 분명 좋은 일이다. 100억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는 거점 조성 사업들도 결국은 주민들의 삶을 편하게 만들려는 목적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책상 위에서 나오는 계획들이 실제 동네 골목골목에 사는 우리들의 삶에 얼마나 녹아들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당장 내일 아이 맡길 곳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에게 4년 뒤의 청사진은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어릴 땐 무조건 빨리 뭔가가 바뀌길 바랐는데, 이제는 그냥 무리 없이, 탈 없이 시스템이 안착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어쩌면 그게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남는 막연한 불안감
결국 돌봄이라는 게 단순히 인프라만 깐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병원 도우미나 전문 돌봄 인력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들이 현장에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되는 게 맞지 않을까. 정책을 만드는 분들은 그곳에 직접 가서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어르신들의 무료함을 직접 겪어봤으면 좋겠다. 오늘 적은 이 글도 그냥 넋두리일 뿐이다. 막상 이런 센터가 내 집 근처에 생기면 당연히 이용하겠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머무를 것 같다.

AI가 혈압을 체크해주더라도, 어르신들이 필요로 하는 건 단순히 측정된 수치가 아니라, 따뜻한 관심 한마디일 때도 될 것 같아요.
돌봄센터 이야기를 읽어보니, 단순히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현장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게 훨씬 중요하겠네요. 어르신들이 AI 차트 보면서 혼자 있을 때 왠지 마음이 쓰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