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께 예상치 못한 연락이 왔다. 화장실을 혼자 다녀오시다 낙상 사고가 있었다는 소식이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신 건 아니라고 하지만, 전화를 받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보험 서류들이 떠올랐다. 분명 입원하실 때 간병인이 상주하는 곳으로 결정하면서 관련 보험을 챙겼던 것 같은데, 막상 사고가 터지니 이게 정확히 어떤 범위까지 보장되는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보험 약관을 봐도 알 수 없는 것들
서랍 깊숙한 곳에서 라이나생명 간병 관련 상품인지 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증권을 꺼냈다. 빽빽한 글씨들을 읽어 내려가는데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간병인 입원 일당이라는 항목은 보이는데, 이게 병원 측에서 고용한 간병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적용이 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보험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원스탑 서비스’니 뭐니 홍보 문구만 가득할 뿐,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배상책임 보험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는 찾기 힘들었다. 결국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대기 시간만 20분 넘게 보냈다.
생각보다 비싼 입주 간병인 비용의 현실
병원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개인 간병인을 따로 구하는 게 어떻겠냐는 은근한 압박을 주었다. 요새 입주 간병인 비용이 하루에 13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를 오가는데, 이걸 한 달로 계산하면 4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병원비에 간병비까지 더하면 감당이 가능한 액수인지 계산기를 두드려보지만, 답이 안 나온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공동간병 서비스가 있는 지역도 있다던데, 우리가 있는 곳은 대기 인원만 수십 명이라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마음은 계속 불편한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막막할 뿐이다.
요양보호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하여
요양보호사분들이 하는 일을 옆에서 지켜보면 24시간 내내 환자 옆을 지키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식사 챙겨드리고, 약 드리는 것만으로도 벅차 보일 때가 많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나면 결국 보호자와 간병인 사이의 책임 공방으로 번지는 것 같다. 예전에 뉴스에서 본 요양병원 낙상 사고 사례들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시설에서 가입해둔 영업배상책임보험이라는 게 있다고는 하는데, 이게 보상을 받기까지 과정이 얼마나 까다로울지 벌써부터 피곤하다. 무조건 병원 탓을 하기엔 매일 땀 흘리며 수고해주시는 간병인들 얼굴을 보면 또 그게 안 되고, 그렇다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넘어가기엔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보험금을 청구한다고 해서 어머니의 상태가 예전처럼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경제적인 보전일 뿐인데도 이렇게 매달리게 되는 내 모습이 좀 씁쓸하다. 주변에서는 간병 보험 추천해달라는 말도 자주 하지만, 막상 닥쳐보니 이게 정말 ‘보험’의 역할을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마음의 위안을 사두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일단 병원 측에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다시 한번 공문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해두긴 했다. 이게 최선인지, 아니면 더 알아보지 못한 방법이 있는 건지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다. 당장 내일 병원에 가서 담당자를 만나면 또 어떤 서류를 준비해오라고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냥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일이 자꾸 꼬이는 것 같아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요양보호사님들이 24시간 케어하는 모습 보면서도,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놀랍네요. 혹시 관련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보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것 같아요.
병원에서 개인 간병인 제안은 정말 현실적인 문제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부담감을 잘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