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던 오해
솔직히 처음 장기요양 등급을 받고 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다. 등급 판정서라는 종이 한 장이 우리 가족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마법의 열쇠라도 되는 양 말이다. 등급이 나오면 바로 방문목욕이나 방문요양 서비스가 착착 붙어서 진행될 줄 알았는데, 막상 재가센터에 전화를 돌려보니 그게 아니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근처의 재가센터만 해도 몇 군데가 있는데, 그중에서 우리 집까지 정기적으로 와줄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생각보다 일이었다. 어떤 곳은 인력이 부족해서 대기하라고 하고, 어떤 곳은 거리가 조금 멀다며 난색을 표했다. 서비스 비용도 등급에 따라 자기부담금이 대략 15% 내외라고 들었는데, 막상 상담해보니 생각보다 따져야 할 조건이 많았다.
방문목욕 장비와 우리 집 욕실의 현실적인 괴리
막상 방문목욕 서비스 일정을 잡고 나니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동식 욕조를 들고 방문하신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 집 좁은 화장실에 그게 다 들어갈까 싶었다. 실제로 방문하신 요양보호사 두 분이 오셨을 때, 장비를 세팅하는 것부터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욕조를 펼치고 호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우리 집 욕실이 꽉 차버려서 나는 문밖에서 서성거릴 수밖에 없었다. 비용은 대략 1회 방문당 7~8만 원 정도의 수가가 발생하는데, 거기서 본인부담금을 내는 구조다. 한 번 서비스에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준비하고 뒷정리하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서비스 이용 시간은 보통 60분 내외인데, 집 구조에 따라 세팅 시간이 천차만별이었다.
생각지 못한 사소한 불편함과 낯섦
처음에는 외부인이 집에 들어와서 목욕을 도와준다는 상황 자체가 어색했다. 어르신도 처음엔 거부감이 심하셨다. 평생 본인의 몸을 타인에게 맡겨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요양보호사님들은 워낙 베테랑들이라 능숙하게 대처하셨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 입장에서는 그 과정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휠체어 이동을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우리 집은 현관 입구에 턱이 조금 있어서 이 작은 턱 하나 넘는 것도 신경이 쓰였다. 결국 주거환경 개선 사업 같은 걸 알아봐야 하나 싶었지만, 일단은 서비스 이용 자체에 적응하는 게 급선무였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우리에겐 매주 예약 날짜를 확인해야 하는 업무가 되어버렸다.
시스템의 한계와 여전히 남는 찜찜함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서 느끼는 건데, 행정적인 절차는 참 잘 되어 있다. 장기요양기관이 전국에 3만 곳 가까이 된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 집에 딱 맞는 서비스를 고르는 건 결국 보호자의 몫이다. 요양병원에 들어가는 게 나을지, 아니면 재가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버티는 게 나을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신장투석을 받는 요양병원이나 전문 시설과 비교하면 재가서비스는 아무래도 한계가 명확하다. 단순히 씻기는 문제를 넘어 일상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걸 매번 정부 지원금 내역서 보면서 계산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가끔 현타가 온다.
다음에 다시 서비스를 받는다면
사실 다음에 또 이런 서비스를 조정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지금보다 좀 더 깐깐하게 물어볼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센터에서 보내주는 분들이 다 똑같겠지 생각했는데, 실상은 사람 간의 합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목욕을 끝내고 물기를 닦고 옷을 입히는 과정까지, 세심한 손길의 차이가 어르신의 기분을 좌우한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대충 넘어갔지만, 다음 주 방문 때는 욕실 타일이나 배수구 청소라도 좀 더 미리 해둬야겠다고 다짐한다. 이게 참 끝이 없는 일이다. 서비스가 종료된 뒤에도 욕실에 남은 물기를 닦으며 다음번에는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 시간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겠다.

재가 서비스의 차이점을 생각하면, 일상 유지라는 측면에서 요양병원과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있네요. 제가 맡은 분들은 혼자서 모든 과정을 처리하기 때문에 더욱 번거로운 것 같아요.
타일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어르신께는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꼼꼼하게 준비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네요. 욕실 청소는 미리 해두면 훨씬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좁은 화장실에 장비가 들어가지 않는 게 정말 답답하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더 공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