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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학원 등록하고 첫 수업 듣던 날의 어색함

동네 요양보호사 학원 문을 열기까지

사실 처음에는 고민을 좀 했다.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니까. 양천구 근처에 요양보호사 학원이 생각보다 꽤 많아서 어디를 가야 하나 며칠을 고민했다. 결국 집에서 버스로 세 정거장 거리인 곳으로 결정했다. 예전에 간호조무사 학원 근처를 지나다닐 때 느꼈던 그 묘한 긴장감이 이번에도 똑같이 느껴졌다. 학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연령대가 다양해서 조금 놀랐다. 나처럼 인생 2막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이걸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등록할 때 상담해주시는 분이 국비지원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셨는데, 서류 챙기는 게 의외로 번거로워서 구청 홈페이지랑 학원을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르겠다.

낡은 요양보호사 교재와 씨름하기

학원에서 나눠준 교재를 처음 받아 들었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 두께가 상당한데 이걸 다 외울 수 있을까 싶었다. 주변에서 문제집을 따로 더 사야 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던데, 일단은 수업 듣고 기본 교재부터 완벽하게 소화하자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 사실 공부라는 걸 손 놓은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지, 책을 펼치면 눈이 금방 침침해지는 게 느껴진다. 그래도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현장에서 겪었던 일들을 섞어서 이야기해주실 때면 조금씩 흥미가 생긴다. 이론은 참 딱딱한데 현장 이야기는 사람 냄새가 난다. 틈틈이 기출문제를 들여다보는데, 자꾸 틀리는 문제가 반복되니 자존심도 좀 상하고 그렇다. 집에서는 가족들 눈치 보느라 식탁 한구석에 책을 쌓아두는데, 자꾸 짐처럼 느껴져서 옮길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60만 원대 교육비와 고민의 무게

자격증 비용이 아주 저렴한 건 아니다. 국비지원을 받아서 조금 부담을 덜긴 했지만, 그래도 수십만 원 단위가 왔다 갔다 하니 이게 내 투자 대비 효율이 좋은 건지 자꾸 계산하게 된다. 물론 취업까지 연결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긴 했다. 양천구에서 진행하는 중장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에 관해서도 찾아봤는데, 작년에는 수료생들 취업률이 꽤 높았다고 해서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자격증만 딴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주변 이야기를 통해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무겁다. 실습 나가면 정말 땀 흘려 일해야 할 텐데, 내 체력이 그때까지 버텨줄지가 진짜 관건이다. 괜히 시작했나 싶다가도, 이미 시작한 마당에 여기서 멈추면 아무것도 안 남을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발걸음을 옮긴다.

실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

아직 이론 수업 위주라 실습은 나가기 전인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요양원 현장이라는 게 드라마처럼 아름답기만 한 곳은 아닐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예전에 봉사활동 가본 경험을 떠올려 봐도, 냄새나 소음 같은 환경적인 요소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같이 수업 듣는 분들이랑 점심 먹으면서 이야기해보면 다들 비슷한 마음인 것 같다. 어떤 분은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심심해서 나왔다고 하시는데, 그 밝은 표정을 보면 또 내가 너무 비관적인가 싶기도 하고. 하루 4시간씩 앉아 있는 것도 허리가 아파서 끙끙대는데, 현장에 나가면 얼마나 더 힘들지 가늠이 안 된다. 아마 첫날 가서 다리 아프다고 집에 와서 바로 뻗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일단은 가봐야 하는 길

내일도 학원에 가야 한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빠지면 진도 따라가기가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우산 챙겨 나가기로 했다. 이 공부를 마친다고 해서 내 인생이 엄청나게 드라마틱하게 변할 거라는 기대는 안 한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내가 스스로 벌어서 밥 먹고 살 수 있는 구석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학원 근처 카페에서 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장을 넘기는데, 옆자리에 앉은 수강생분도 똑같이 요양보호사 문제집을 보다가 한숨을 푹 쉬신다. 우리 둘 다 비슷한 마음이겠지. 언제쯤 이 두꺼운 책이 머릿속에 다 들어갈지, 아니면 시험장 들어가기 전까지도 계속 불안해할지,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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