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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요양등급 신청하다가 서류 더미에 파묻힐 뻔한 날

처음엔 그냥 동네 센터에 전화 한 통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엄마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체감한 건 사실 꽤 됐는데, 다들 그렇듯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다 며칠 전 엄마 다리 림프절 쪽이 심상치 않게 부어오르는 걸 보고는 더는 미룰 수 없겠다 싶었다. 인천 연수구 쪽으로 방문요양을 알아보려고 검색을 시작했는데, 결과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머리가 더 아팠다. 부평주간보호센터나 연수구 내의 시설들까지 한꺼번에 뜨니까 도대체 어디가 괜찮은지 감이 안 잡혔다. 처음에는 뭐라도 바로 신청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막상 알아보니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부터 받는 게 순서라고 했다. 그게 없으면 정부 지원도 못 받고, 다 내 돈 주고 써야 한다고 해서 일단 공단 홈페이지를 켜놓고 며칠을 씨름했다.

서류 준비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라 당황스러웠다

요양등급 신청이라는 게 그냥 신청서만 내면 끝나는 게 아니었다. 엄마 상태가 어떤지, 어떤 도움이 구체적으로 필요한지 기록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자세하게 적어야 해서 좀 막막했다. 내가 아는 거랑 의사가 판단하는 거랑은 또 달라서, 동네 병원 가서 소견서 떼는 것도 일이었다. 오전 10시쯤 맞춰서 병원에 갔는데 사람이 많아서 한 시간은 넘게 대기했던 것 같다. 인천의 어떤 복지관에서는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투표하러 오시는 어르신들을 봤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우리 엄마도 곧 저렇게 되어야 하는 건가 싶어서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한 달에 들어가는 비용도 시설마다 천차만별이라 대략 한 달에 자부담금이 얼마 정도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게 솔직히 제일 답답했다.

집으로 사람이 온다는 게 묘하게 불편했다

결국 방문요양센터를 몇 군데 추려서 상담을 받았는데, 우리 집으로 누군가 와서 엄마를 돌본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 한구석을 계속 찔렀다. 내가 직접 모셔야 하는 게 맞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자꾸 드는 거다. 주변에서는 다들 나더러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서로에게 더 좋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정작 내 가족을 남에게 맡기는 상황을 마주하니 기분이 묘했다. 센터에서는 3등급이나 4등급 정도면 어느 정도 지원이 나온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내 귀에는 등급 숫자보다 ‘남이 우리 집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더 크게 들렸다. 상담하시는 분은 아주 프로페셔널하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나는 자꾸 딴소리만 하고 싶었다.

주간보호센터랑 방문요양 중에 고민이 끝나질 않는다

주야간보호센터는 낮에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프로그램도 한다니까 엄마한테는 더 나을 것 같기도 한데, 또 집에 있는 게 편하실까 싶기도 해서 결정을 못 하겠다. 어떤 날은 방문요양 센터 직원이 와서 이것저것 설명해주는데, 그분이 다녀간 뒤로도 여전히 ‘이게 진짜 최선인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비용적인 측면도 그렇다.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나뉘어 있는데, 우리 엄마는 과연 어느 정도나 나올지, 심사 나오시는 분이 혹시라도 너무 엄격하게 평가하면 어쩌나 싶어 혼자 노심초사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완전히 확신이 서진 않는다. 엄마가 내 마음을 알까 싶기도 하고, 괜히 나 편하자고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밟고 있는 건 아닐까 자꾸 나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정답은 없는 것 같고 일단은 가보는 중이다

주변에서는 나보고 잘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아직도 서류 하나 제대로 처리했는지 확신이 없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어쩔 수 없어서 하나씩 챙기고 있는 느낌이다. 인천 연수구 어디쯤에 있는 센터가 유명하다는 소문을 들어도 막상 내 상황에 대입해보면 다르게 느껴진다. 남들은 척척 잘만 해결하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엉거주춤한지 모르겠다. 등급 신청 결과가 나오려면 또 몇 주가 걸린다는데, 그동안 엄마 다리가 더 안 좋아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또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냥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다시 한번 서류를 챙겨서 공단에 전화를 해봐야겠다.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이미 밤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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